서로가 바라는 것을 못 들어주는 것은



처음 그 일을 시작할 때는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지만 그 일이 점차 손에 익고 똑같은 일들이 매일 반복될수록 점차 재미없고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물론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해야지, 단순히 재미로 여겨서는 곤란하더라도,

재미처럼 할 수 있는 천직이면 금상첨화가 아닌가 말이다.

즐기는 일만큼 효율적이고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도 없을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처음 사랑을 할 때는 누구나 그 사람을 위해서 물불 안 가리고 뭐든지 희생한다.

언제 어느 곳에서도 그 사람이 원하기만 하면 서슴없이 달려가고, 아주 사소한 것들도 챙겨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마음을 얻고 서로의 몸에도 익숙해지면 어느새 사소한 다툼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사랑하거나 사랑받음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끊임없이 자신의 매력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사랑의 행위 역시 고집을 내세우기보다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들을 채워주는 것이 좋다.

신혼 초에야 거의 매일 몇 번이나 가능하지만, 서로에게 익숙해지면 횟수도 줄어들고 홀로 잠드는 밤도 많아지게 마련이다.

서로가 바라는 것을 못 들어주는 것은, 이미 그 행위에 익숙해서이기 때문이므로 배신감을 느껴서는 곤란하다.

사랑의 마음을 기교로 판단하기 보다는 그럴수록 사랑의 대화에 귀 기우려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익숙한 육체의 멀어짐만큼  사랑의 거리도 그만큼 멀어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사람을 대할 때는 특히 익숙한 사람일수록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익숙하다는 것은 그만큼 편하다는 반증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항상 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하며, 오해보다는 이해를, 멀어있기보다는 가까이, 다툼보다는 설득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유․불리나 상황에 따라 대해서는 곤란하다.

익숙한 사람을 버릴 때 불행 역시 그만큼 빨리 내 곁에 찾아옴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단채

칼럼·단상·포토에세이·저널리스트 김진철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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