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사랑이라 말하지 말라


내게 사랑이라 말하지 말라.

내게 그리움이라 말하지 말라.

모든 것을 내버리고 사랑을 선택하지 못 할 정도로 마음은 이미 말라 버렸다.

슬픈 감성의 눈물을 흘리던 눈은 이미 세상의 거짓에 물들어 더 이상 울지 못한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먼저 다가가 내밀었던 손은 안으로 굽어져 더 이상 펴지지 않는다.

눈으로 슬픔을 보고 마음으로 그것은 인식하고도 머리는 늘 자신의 이익을 먼저 셈하고 있다.

차라리 사랑을 원하기 보다는 섹스를 원한다는 것이 더 절실한 바람인지도 모른다.

늘 가식에 가려진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도 주변사람들에게는 항상 이성적이고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허수아비다.

아등바등 무엇 하나 자신을 위해서는 잠시의 시간과 돈도 투자하지 못하면서 아이라면 자신의 전부를 서슴없이 던지는 그런 바보다.

젊은 시절에는 정말 자신 있게 살아왔건만 요즘엔 늘 기가 죽는 내 자신과 만나게 된다.

어느 누가 그렇게 쳐다보거나 재촉하는 것도 아닌데 나 스스로가 그렇게 안절부절 못한다.

모든 것이 부족하게만 보이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와 마주앉아 홀로 아파한다.

이런 내게 꿈을 말하지 말라.

기대하는 말이나 희망을 주는 말도 하지 말라.

세상은 내게 살라고 말한다.

이미 좌절의 늪에 빠져 무기력하게 변한 내게 삶이란 짐을 지운 채 그저 살아가라고 한다.

너무나 할 일이 많아 정신없이 일에 치어 살면서도 막상 스스로가 하는 일에 의미를 갖지 못한다.

나 스스로 내 삶을 이끌고 가야하는데 난 항상 내게 주어진 삶에 떠밀려 살고 있을 뿐이다.

나의 일과, 나의 집과, 나의 아내와 아이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

그러나 나의 소중한 것들을 지켜야 하는 나는 이방인으로 주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스스로 삶의 가치와 의미가 점차 마음속에서 의문부호를 남긴 채 방황하고 있음이다.

친구와 우정을 나누던 술자리도, 동료들과 몸을 부둥켜안고 흐느적거리던 회식자리도 어느 순간 의미를 잃어버렸다.

일과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저 방 한구석에 누워있는 인형이 되고 만다.

세상은 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기에는 각자에게 여유의 시간이 너무 주어지지 않는다.

세상은 이런 나약한 나에게 그저 그렇게 살라 한다.

그래서 난 세상의 이방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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