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언저리에 서 있을지라도

Canon EOS 6D Mark II | Manual | Partial | 1/125sec | F/1.4 | 0.00 EV | 50.0mm | ISO-50 | Off Compulsory | 2017:03:04 18:05:54


인생을 알아간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슬픈 일이다.

왜냐하면 주변의 누군가와 아등바등 다투고 싸우며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가치는 좁게는 가족일 수 있겠지만, 넓게 보면 일가친척이나 친구나 지인 또는 내게 속해 있는 모든 사람들일 것이다.

때로는 이것들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혹은 나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삶과 더불어 하나 둘 가슴에 와 닿는 깨달음들이 지난날의 후회로 찾아와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나이든 증거를 대라면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하얗게 변해버린 머리카락이나, 손에 난 검버섯, 또는 이마의 주름살, 혹은 폐경과 같은 갱년기 증상들을 나열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두는 육체적인 늙음이지, 정신적인 늙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집이 세지거나 자존심을 앞세울 때가 많아지고, 미래에 대해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자주 언급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든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지나온 삶을 자주 돌아보게 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수구초심과 같이 잘 가지 않던 고향이나 고향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

또한 그동안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들이 왠지 점점 더 선명해지곤 한다.

그리고 왠지 짠 음식이 입맛에 맞고, 신 김치보다는 겉절이를 더 좋아하게 되고, 쌀밥보다 잡곡밥을 더 찾게 된다.

또한 노래도 신곡보다는 트로트와 같은 뽕짝을 좋아하게 되고, 대화에도 부끄러움이 사라진다.

게다가 자주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기억이 깜박깜박할 때도 빈번하다.

나이가 들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고 쓸데없는 걱정이 많아지기도 한다.

또한 뼈나 관절에서 이상스럽게 소리가 난다든다, 소화도 안 되고 행동도 느리다 못해 굼떠진다.

그리고 감정이 메말라 희로애락에 둔감해지고, 별 일도 아닌 것에 짜증 부리고 매사에 의욕을 잃어간다.

혼자에 익숙한 듯하면서 한편으로는 혼자라는 사실을 몹시 두려워하는 것이다.

정작 자식에 대한 원망은 하면서도, 또 다른 자신의 입장에 서서 부모라는 이름만으로도 곧잘 눈물 흘리는 사람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삶은 혼자 지고 가는 짐이 아니라고.

맞는 말이다.

분명 주변에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동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밥을 먹고 옷을 입고 기뻐하고 아파하지만 늘 혼자라는 느낌을 지우지 못한다.

결국 곁의 누군가가 도움은 줄 수 있지만, 인생을 선택하고 선택한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언제나 나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분명 나눠질 수 있는 짐임에도 언제나 그 짐은 내 어깨에 고스란히 남아 쉽게 벗어던지지 못하는 것이다.

인생이니 삶이니 하지만 정말 나의 의지로 산 날이 얼마나 될까?

아마 거의 대부분 누군가가 만든 세상이란 틀에 맞춰 그 세상을 비빌 언덕으로 기대어 살아 온 걸일 게다.

정작 기억하려 할 때는 그렇게도 기억나지 않더니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난날의 잘못은 커져만 간다.

단지 생을 유지하는 것이 삶이 아니라 스스로 원하고 바라는 욕망이란 옷을 입고 사는 삶이 진정한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처럼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그것을 소중히 지켜나가는 것이 바로 삶이다.

나 역시 글로는 생각으로는 이렇게 말하지만 나의 의지를 증명하지는 못한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되새김질하는 것은 그래도 사람의 삶은 그래야하지 않나 싶어서이다.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하여 비록 혼신을 다해 살아오지는 않았을지라도 긍지를 잃어버리지는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남에게는 정답이 아니더라도 내게는 그 삶이 정답이었지 않은가?

비록 삶의 언저리에 서있을지라도.


2017:03:04 16:17:45

Canon EOS 40D | 1/50sec | F/11.0 | 24.0mm | ISO-100 | 2017:03:04 16:17:45

NEX-5R | Shutter priority | Pattern | 30sec | F/25.0 | 0.00 EV | 25.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19:23:31

NIKON D810 | Manual | Pattern | 1/200sec | F/4.5 | 0.00 EV | 50.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11:25:39

Canon EOS 7D | Manual | Pattern | 30sec | F/8.0 | 0.00 EV | 16.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21:00:03

Canon EOS 5D | Manual | Spot | 1/800sec | F/2.8 | 0.00 EV | 16.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16:04:50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Partial | 10sec | F/11.0 | 0.00 EV | 35.0mm | ISO-160 | Off Compulsory | 2017:03:04 18:56:27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20sec | F/2.0 | -0.67 EV | 50.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18:25:19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20sec | F/1.4 | -0.33 EV | 50.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18:28:50

Canon EOS 550D | Manual | Spot | 1/640sec | F/1.8 | 0.00 EV | 50.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13:14:30

Canon EOS 550D | Manual | Spot | 1/800sec | F/1.8 | 0.00 EV | 50.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11:39:46

Canon EOS 550D | Creative program (biased toward fast shutter speed) | Pattern | 1/400sec | F/2.2 | 0.00 EV | 50.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7:03:04 11:32:39


비단채

칼럼·단상·포토에세이·저널리스트 김진철 웹사이트

    이미지 맵

    단상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