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무게 중심이 계절 앞에 멈추는 날


잠은 먼 새벽으로 줄행랑치고

골목을 걸어든 물안개가

자욱하게 가슴으로 밀려들면

유리벽을 타고 내리는 빗물처럼 

눈물 또한 하염없이 동공을 씻었다


마음의 갈피마다 녹이 슬고

고장 난 감정들이 무수한 저 안에

시리고 아픈 비의 말이 따박따박  박혔다


감정의 무게 중심이 계절 앞에 멈추는 날

까닭 없이 우울한 마음에 비는 진종일 내렸고

담벼락을 질기게 오르던 담쟁이 잎사귀

바람 싸하게 불어 흔들릴 때면

초록물 또로록 떨어지는 것도 외롭기 짝이 없다


가끔씩만 비가 되어 세상을 씻고

가끔씩만 눈물 되어 동공을 씻는다면

누구든 한사람 만나 흐르는 세월 붙잡고

어두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애달픈 낱말들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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