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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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잊을 것이다. 이별을...

올해 서른여덟으로, 이렇게 큰 짝사랑은 처음이었다.

예전의 짝사랑은 금방 잊었는데, 이번 짝사랑은 너무 컸다.

집착을 하고, 나에게 관심이 0.1%도 없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의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폐인처럼 지내는 것도 이제 끝내야 할 것 같다.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왜 호의를 보여줬을까.

왜 나에게 웃어주었을까.

처음엔 직장동료라서, 어쩔 수 없이 웃어주고 잘해준 것을 왜 호감을 느끼게 되었을까.

처음에는 직장동료로써 친하고 편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녀와 함께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마시던 날.

그녀와 함께 수제비를 먹던 날.

기숙사가 추워서 아무도 없는 자신의 원룸에서 선뜻 자라고 했던 날.

그녀가 혼자 사는 집에 그녀가 알려준 패스워드를 누르고, 전기차단기를 올린 후, 그녀의 이불 위에 내 이불을 가지고 와서 눈을 붙였던 날.

1차부터 3차까지 비공식 회식을 끝내고, 둘이 돌아가던 날.

그녀가 배고프다면서, 회식 때, 먹을 게 없었다면서 간단히 포장마차에 들렀던 날.

포장마차에서 자신이 실수한 것 없었냐고 물었을 때, 그만큼 나를 편안하게 생각했다는 것인데, 내가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고 집착하는 바람에, 거리가 멀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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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그 때까지만 해도, 같이 일하던 병원 안에서는 내색은 못했지만, 카카오톡으로 이야기를 자주 나누면서, 동료로써 친하게 지냈던 것 같았는데...

11월이 된 이후부터 내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를 챘는지 거리를 점점 두고, 카카오톡 답변도 늦고 늦게 확인을 해오기 시작했었다.

11월에, 세 번이나 잠깐 만나서 밥 한 끼 먹자고 했었는데, 그녀는 거절을 하였고, 내가 퇴사를 하던 날 마저도, 날 만나주지 않았었다.

다른 동료가 부르면 바로 온다던 그녀가...

그녀는 병원 안에서 늘 밝고 웃으면서 일을 했고, 잘 웃는 모습이 호감이 가서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가 8살 아들을 둔 미혼모인 것을 알면서도.

같이 일할 때도 불편했을 텐데, 일부러 웃으면서 편안하게 대해준 것이었을까?

사적인 공간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그렇게 날 어려워하고 불편해하던 그녀가 늘 나에게 퇴사고민이 있다면서 10월부터 이야기를 했었고, 11월에도 12월 말경 같이 나이트 근무를 서던 날도 그래왔다.

그녀와 같이 나이트 근무를 서던 날.

그녀가 잠시 잠을 자러 탈의실에 들어갔을 때, 그녀가 나에게 카톡으로 퇴사고민이라고 말했을 땐, 내가 그만큼 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나 말고도 다른 남자직원에게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미혼모임에도 불구하고, 늘 밝고 웃기 때문에 남자직원에게 인기가 많았고, 그 것에 대해 질투를 많이 했었다.

그녀는 병원 안에서 나를 대개 어색했었다.

사람이 있을 때엔..


왜 하필 난 경북 구미에 가서 그녀를 만나게 되었을까.

2017년 10월 말.

의정부에서 구미에 가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일을 해오다가 12월 29일에 다시 의정부로 왔다.

이미 그녀가 날 좋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만나주지 않았는데, 다른 직장동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계속 보기 자신이 없었고, 그녀와 같이 일할 때, 내가 실수할까봐 걱정이 되었으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인 것은, 다른 동료들이 부르면 바로 나와서 술도 마시고 같이 논다는데, 왜 나에겐 피곤하다며 시간을 피했고, 퇴사하던 날 마저 만나주지 않았음을...

퇴사하고 나서 의정부에 있는 내가, 경북 구미에 있는 그녀와 카톡으로 이야기를 해오다가 점점 더 멀어져 갔고, 내가 보낸 사랑고백이 부담이 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나보다.

이제는 내가 카톡을 보내도 답장을 아예 안하고,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

이제, 연락하지 말고, 잊어야 하나보다.

나 혼자 이별을 해야지.



비단채

칼럼·단상·수필·사진·포토에세이·수필가 김진철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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