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산다

흔히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은 표정에도 드러난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워낙 거짓과 위선이 판치는 세상이라 습관처럼 굳어져 얼굴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속이고 숨기는 것이 일상이기에 잘못이라기보다는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라 여기기 때문이다.

잠시의 쪽팔림이나 부끄러움보다는 손에 들어오는 이익에 더 집착하는 것이다.

이처럼 언제부터인가 양심보다는 물질이 더 우선인 세상이 된 것이다.

살아보면 세상에 양심이나 자존심만큼 쓸데없는 것도 없다.

그러나 내가 기뻐야 행복이 되듯이 양심은 나를 지탱해주는 뼈대와 같은 것이다.

비록 남들의 눈에는 별스럽게 보여도 내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 것이다.

가면은 바로 이러한 것을 가리는 행위다.

즉 목적을 위해 나를 버리는 행위다.

삶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이어진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항상 진심을 다해 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혹여 민낯을 보일세라, 만날 때마다 성형하고 화장한 얼굴만 보여주다, 정작 자신의 본모습마저 모를 수 있다.

시간이 지난 뒤에야, 상대방이 가면을 쓰고 나를 대하였음을 알게 되는 순간, 아마 상대방에 대한 배신감과 상실감은, 평생을 두고서도 잊어지지 않는 상처로 남을 것이다.

사람은 망각을 통해 편안함을 얻는 법인데, 그럴 수 없다면 그 어찌 불행하지 않을까?

모두 진실할 수는 없지만 소중함은 내가 진실할 때 얻을 수 있음이다.

속이는 사람이 잘못일까?

아니면 속는 사람이 잘못일까?

요즘은 모르는 것도 죄가 되는 세상이라서, 속이는 사람보다 속는 사람이 오히려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열 사람이 한사람 바보 만드는 건 쉽다.>라는 속담처럼, 속이려고 작정하고 달려들면 벗어날 방법도 없다.

얼굴이나 모습뿐만 아니라, 마음이나 생각마저도 가면을 쓴 사람을 어찌 이기겠는가?

두 눈 크게 뜨고 바라봐도 속을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위한 변명일 뿐 당하는 사람은 아니다.

아무리 선의로 한 거짓말도 알면서 한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이다.

내 입장에서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배려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이다.

내게 이익이 되면 선뜻 달려들다, 조금 손해를 볼라치면 언제 알았나 싶게 도망가는 처신은 하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산다.

살다보면 알면서 혹은 몰라서, 또는 의도적으로 혹은 무의식으로, 양심이란 저울에 비춰 자신도 모르게, 어느 정도는 부끄러운 일을 저지른다.

저 홀로 법을 지키며 정직하게 산다고 해서 세상은 항상 깨끗함만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란 명제 앞에서, 자신의 당당함만 앞세워서는 세상에 순응하고 살기 어렵다.

가면을 나를 위해서는 쓰지 말아야 한다.

결과에 대한 의식 없이 한두 번 넘기다보면 나중에는 자신의 본모습조차 잃어버릴 수 있다.

내가 나를 잊으면 다른 사람 역시 나를 잊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힘으로 약한 사람을 억압하거나, 자신의 비겁함을 감추기 위해서는 결코 가면을 쓰지 않아야 한다.

이처럼 가면은 불합리한 억압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써야 한다.



비단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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