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 걸을 수 있음은


누군가와 길을 걸어도 끝까지 함께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떤 사람은 조금 걷다 힘에 부쳐 쉬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샛길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찾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마주치는 유혹에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걸을 수 있음은, 잠시 동안 서로의 길이 겹쳤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바라보는 것이 다르듯, 가고자 하는 목적지 역시 다르다.

그럼에도 함께 걷는 사람이 영원히 함께 하리라 착각하는 것은, 함께 걷는 동안 생긴 감정들 때문이다.

서로의 접점에서 생긴 사랑이라든가, 우정, 혹은 순수한 믿음과 같은, 미묘한 감정의 흐름은 언제나 의도하지 않는 상황을 만든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들이 남아있을 때야 영원한 듯 보이지만 이내 다시 각자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마주서게 된다.

이처럼 인생은 화려한 듯하지만, 언제나 혼자요, 고독할 수밖에 없는 길인 것이다.

못 다한 마음의 서글픔으로도, 함께 하지 못하는 이별의 아쉬움으로도, 함께 걷는 시간을 늘릴 수 없다.

왜냐하면 시간이란 요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며, 한시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기 때문이다.

고장 난 시계라면 강제로라도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 터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들이 후회나 아쉬움이 아닌,

좋은 기억으로 오래도록 내 곁에 남아 머물러 주기를 갈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함께 걷는 시간은 짧고, 혼자 걷는 시간은 길게 느껴진다.

누구나 소중한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남기를 원하다.

그 사람이 알든 모르든 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중한 사람일수록, 미안함과 고마움이란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길을 걷는 동안 누군가가 걸어가는 길과 겹치는 인연의 소중함이 없다면,

아마 그 길은 끝까지 걸어갈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비록 스쳐지나가는 짧은 인연일지라도 말이다.

길은 꿈을 만드는 곳이며, 인연이 교차하는 곳이다.

길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만드는 갈등과 조화가, 자신의 가치를 알게 하고 또 그 가치들이 꿈을 만드는 것이다.

꿈이 있어야  마음이 풍성해진다.  왜냐하면 꿈을 위한 준비가,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내가 머물렀을 때 찾아오는 사람은,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지만, 내가 걸어가서 만나는 사람은 내가 필요한 사람이다.

그렇게 내가 걷는 걸음걸이의 숫자만큼 앞으로 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길을 걷다보면,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안개가 자욱하고 인적이 사라져, 더 이상 가야 할 목적지조차 잊어버린 채, 절망과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가고자하는 의욕이나 의지마저 잃어버리고,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면, 지치고 아픈 몸일지라도 굼벵이 꿈틀거리듯, 또다시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삶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생명을 가진 자들의 숙명이니까 말이다.

스스로 길을 걸어가지 않으면 결코 자신을 변화시킬 수도 없다.

아무리 평평한 길일지라도 그 길을 걸어가노라면 수많은 난관을 만나게 된다.

돌부리도 만날 것이고, 비 오고 눈 내리는 날도 만날 것이고, 거친 바람과 함께 지저분한 먼지도 달려들 것이다.

때로는 그 길에서 좋은 음식과 안식처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거친 들판에서 끼니조차 없이 자야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일평생을 걸쳐 즐거움과 슬픔의 강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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