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추억이자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추억이다.

누군가에 대한 함께 했던 수많은 일들이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고 마음속에 쌓여 곱게 물든 낙엽과도 같다.

부모에 대한, 가족에 대한, 그리고 사랑과 우정에 대한 소중한 순간들이 하나 둘 깨어나 전해주는 감정이다.

때로는 슬픔처럼, 때로는 웃음처럼, 아침 여명이 대지에 퍼지듯, 온 몸이 느끼는 감동이다.

그리고 그리움은 기다림이다.

뻔히 다시 돌아갈 수도 돌아올 수도 없음을 알면서도, 언젠가는 단 한번이라도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생각이 커지듯 마음이 자라 철없던 행동들이 의젓한 어른으로 자라는 것처럼, 그리움 역시 함께 어린시절 멍울처럼 커져간다.

때로는 원망의 바람이 되어, 때로는 슬픔의 빗줄기가 될지라도, 그리움이 지나간 뒤 남겨진 것들은 행복이란 두 글자다.

그리움은 상처와 같다.

한 번 생긴 상처는 건들면 건들수록 그 크기가 자라고 더 치유하기 힘들다.

상처는 생기지 않은 처음처럼 아주 없애거나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보이지 않도록 덮는 것이 더 현명하다

이처럼 그리움도 이별이라는 상처 뒤에 생기는 마음의 아름다움이다.

또한 그리움은 그리운 사람을 위한 선물이다.

시간이 지난 뒤 자신을 돌아보면 이별의 원인은 자신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것을 알 때부터, 함께 있으면 해주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을 마음으로 되새김질하고 또 준비하게 된다.

그렇게 아쉬움과 미안함이 쌓여 그 사람에게 아직 전해주지 못하고 남겨진 마음속 선물인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누군가를 미워할 수 있을 때가 진정 행복했던 순간이었음을...

언제부터 잘못된 것들이 모조리 나의 모자람의 결과였음을 알 때 비로소 스스로 나를 인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서야 어렴풋이 사람과, 인생과, 사랑을 알 수 있을 때, 그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란 놈은 하루를 놓고 보면 느리게 가는 것 같지만, 한달을 놓고 보면 금방 가버린다.

또한 힘들고 어려다고 느끼는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은 금방 지나가는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한 것처럼, 행복과 불행도 공평하게 공존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스스로는 늘 불행하다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움은, 행복한 마음을 조금 더 오래도록 느끼게 해주는, 내 마음의 보물창고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리워하기 위해 사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사람이든, 고향이든, 아니면 어린 시절이든, 그것을 그리워하는 순간부터 나는 행복하니까 말이다.

누군가 과거에 매달리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지나서 아름다운 건 추억뿐이다.

이렇게 사람은 그리움을 알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비단채

칼럼·단상·수필·사진·포토에세이·수필가 김진철 웹사이트

    이미지 맵

    단상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