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사랑이 보이는,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음을


이번 설날에는 떡국 한 그릇처럼 모두의 마음속에 따뜻한 사랑이 담겨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설날에는  한 살 나이가 더해지듯 희망이란 놈이 더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설날에는 한 이불을 덥고 잠 들던 어린시절처럼, 가족이란 울타리를 먼저 생각하는,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설날에는 고향집 동구 밖 언덕에서 집 떠난 아들의 귀향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처럼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설날에는 지금 갖고 있는 모든 것들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설날에는 무엇을 소원하거나 간구하지 않아도 내가 먼저 다가가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설날에는 하루가 지나면 더 즐거운 하루가 다가오고 사람을 만나면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에게 그런 설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살아온 지난날과 분명 다르지 않지만, 저는 오늘이 정말 처음처럼 새롭거나 아니면 아무 변함없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세상을 처음 접할 때의 그 신선함처럼 내 눈으로 보는 모든 것들이 처음이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에 내 의지를 더해 나의 세상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생처럼 조금의 후회도 남기지 않는 인생이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후회라는 상처가 남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그래도 다른 사람의 의지에 끌려가지 않고 나의 주도하에 나의 일을 하며 산다면 아쉬움은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행복하려면 내 주변의 사람까지도 행복해야 하듯이 난 나의 가족에게 희망이고 싶습니다.

꿈을 꾸거나 이룰 수 있는 작은 주춧돌이 되어 묵묵히 곁을 지키는 고목이 되고 싶습니다.

바람은 항상 우리의 주변을 돌고 있지만 자신의 감정이 변할 때 그것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하루하루를 남들에게 비해 힘들게 살아온 것 같지만,

그리 불행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바로 그 삶 속에 나의 열정이 함께 녹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젊은 날의 그 누군가에 대한 사랑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도전과, 수많은 꿈들이 낭만이 되고 그리움이 되어 남아 있습니다.

눈을 살포시 감으면 작은 떨림에도 사랑의 열정이, 차가운 날 가겟방 앞 찐빵의 온기처럼 피어오르던 그 길과, 그 찻집과, 그 술집과, 둘만의 아주 작은 여행까지도 눈가에 맺혀옵니다.

추억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그리운 시간입니다.

사람은 누군가의 그대가 되어 추억처럼 함께 살아갑니다.

그렇게 마음 아파하고, 그렇게 그리워했던 사람이지만, 그 모두가 세월을 이기지는 못하는 것처럼, 우리 또한 그렇게 살아갈 줄 알면서도 자신을 고추 세우고 아등바등 싸우면서 살아갑니다.

그렇게 만든 후회스러움이 쌓여 인생이 되기라도 할 듯이 말입니다.

새 해에는 내 가슴의 그리움처럼 살고 싶습니다.

아마 지난 세월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시간일 겁니다.

하지만 아마 지금부터의 삶은 나를 이기기 위한 시간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모자란 시간이나 체력이 족쇄가 되고 두려움이 되고 불면이 되어 내 시간으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지난 시절 내가 해 왔던 수많은 잘못과 과오가 내 몸에 낀 때가 되어 나를 붙잡게 될 런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게 우린 정답도 없는 지난 세월을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살아 온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그리 모질게 살지 않아도, 누군가를 억지로 이기고 살지 않아도, 주어진 내 삶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내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내가 원하는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생각에 얽매이지 엉엉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올 해에는 내가 나를 보다 많이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단채

칼럼·단상·포토에세이·저널리스트 김진철 웹사이트

    이미지 맵

    편지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