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하루는 지나간다


어떻게든 하루는 지나간다.

좋은 하루든 나쁜 하루든 시간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매일 주어진 일을 하고 있음에도, 더해지거나 보탬이 되기는커녕 그저 허송세월만 보내는 듯하다.

어쩌다 새롭게 다가오는 일이나 세상의 변화는 이미 두려움의 대상이 된지 오래고,

하루하루 살아지는 듯 지나가던 삶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등에 진 짐처럼 무겁게 느껴지기만 한다.

우정이나 동료애, 그리고 가족애와 같은 정을 그리워하면서도,

언제부터인지 나의 이득이나 주머니 사정부터 먼저 살피는 처지가 된 것이다.

알다시피 사람은 뒤를 생각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행동거지가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아무런 해결방안이나 대안을 찾지 못해 이런 신중함이 지나쳐 점차 정체되어가는 나를 느낄 때면 왠지 가슴이 답답하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인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와의 만남이 전제되어야 한다.

물질이든 사람이든 만남을 통해 시간을 같이 보내야 사랑이나 원망과 같은 사연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일상이 나의 시간 속에 들어와 마음에 쌓여질 때 비로소 나만의 인생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동안 서슴없이 표현했던 수많은 감정들이 언제부터인가 생각이나 마음속으로나 해야 하는 말이 되었다.

그저 듣기 좋은 말과 행동만 할 뿐이다.

때로는 돌아와 누울 자리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 역시 그렇게 느끼는 순간뿐, 편안하게 누워있으면서도 무엇인가 불만족을 느끼는 것이 사람인 것 같다.

뭘 그리도 바라고 원하는 것이 많은지, 평생 벌어도 내 입을 만족시킬 만큼 벌지는 못하는 가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자신도 모르게 보수주의자나 가부장적으로 변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평생 이기적인 존재가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하루하루 변화를 따라가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는 두려움을 느끼기에 늘 집에 머무는지도 모른다.

말로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하면서도, 막상 집에 돌아오면 마치 붙박이 장롱처럼 움직이려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누구보다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야하는데 마음만 생각만 그럴 뿐이다.

갈수록 생각은 많아지는데 몸은 도대체 움직이려하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어려움을 나눌수록 친해지고, 비밀을 공유할수록 더 친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사람은, 단지 친분만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진솔하게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와 의논하는 것보다 나 혼자 생각하고 결론내고 상처받는 하루하루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참으로 살아갈수록 어려운 게 인생인 듯싶다. 


비단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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