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란 건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 항상 같은 마음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아서이다.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욕망과 유혹으로부터 자신만의 가치를 지켜가면서,

삶을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챙기기란 그리 녹녹하지 않다.

사람이란 순간순간, 상황에 따라, 느끼는 감정 역시 다르기에, 사람을 대하면서 한결같기란 쉽지 않다.

요즘 난 그동안 친분이 돈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등산을 하면서도, 종종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곤 한다.

아마 그 사람들 역시 때때로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서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는 하나의 상황이나 하나의 단면만 봐서는 안 되는 것 같다. 

늘 그 사람과의 전체적인 관계를 고려하여, 상황에 따라 스스로의 감정들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나쁜 감정이 들 때마다 그 사람이 그동안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떠올려야 한다.

나는 이런 작은 오해와 불신 때문에 늘 아파한다.

내가 만든 허상의 공간에 나를 가둔 채 스스로 상처를 만드는 것이다.

거의 하루 종일 산행을 같이 하다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게 된다.

물론 그것조차 자신의 기준이지만, 그래도 힘들고 어려운 여정을 거치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됨은 분명하다.

그러한 감정들이 일상에 돌아오면 더러는 착각이었음에 놀라지만 그것조차 추억이다.

이렇게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쉽지 않은 게 사람 관계인 것 같다.

마치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이제는 조금 알았나 싶으면, 또 그 사람은 마치 저 먼 딴사람인양 느껴질 경우도 있다.

미리 어떤 생각이나 마음인지를 알았어도, 때때로 내 마음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이 모두를 저 혼자 감내만 할 수도 없기에 서로의 감정이 부닥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외로움이란 건 누군가와 동행한다고 해서 덜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로움이란 어쩌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내 마음의 헐벗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친구라든가 가족이나 연인이 아닌, 차라리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과의 동행이 더 편할 때도 있다.

차라리 누군가의 배려나 관심조차 알지 못했다면, 그로 인한 상심이나 갈등 역시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혼자라는 두려움에 늘 동행자를 찾아 마음의 안식과 위로를 구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그 노력조차 모두 다 흔쾌히 마음 내켜서만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라는 의문도 없지는 않다.

그래서 상대방과의 합의뿐만 아니라 내 마음과도 합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떠나서,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일 게다.

좋고 편한 것만 원하면 그것은 그저 아는 시림일 뿐 삶의 동행자라 하기는 뭐하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편안한 것들이 한없이 나를 힘들게 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은 때로는 나를 편리하게도 하지만, 또 때로는 하기 싫은 것조차 해야 하는 덫이 될 경우도 있다.

미리 알아서 챙겨주는 것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도리어 짐으로 변하는 것이 사람 사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외로움을 벗삼아 사는지 모르겠다.



비단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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