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침묵하려 합니다


나 이제 침묵하려 합니다.

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 분란의 씨앗으로 자라지 않도록 말입니다.

좋은 뜻으로 한 말조차 오해의 빌미가 되고

일상의 부족함이 자라나 소중한 가치들을 지우려합니다.

감사와 고마움이 사라진 자리에는 당연함이

관심이 사라진 자리에는 무관심이

사랑이 사라진 자리에는 미움이

마치 독버섯처럼 자라납니다.

돌아보면 내가 사랑했듯이

나 역시 그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아왔음을

시간이 지나 그런 사람의 기억조차 희미해질 쯤

내 곁에 아직 남아 있는 건 외로움이라는 이름 하나뿐입니다.

이기적인 마음이 만들어 낸 불편함이

마치 그 사람인 듯 하지도 않은 거짓말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진실인양 미워하고 원망합니다.

저 혼자 생각하고 결론 내린 후에야 비로소 그 사람을 바라봅니다.

나 이제 침묵하려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내가 할 말을 알고 있습니다.

인연이 깊어져 서로의 의미가 될 때 비로소 우린

침묵의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비단채

칼럼·단상·포토에세이·저널리스트 김진철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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