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없으면 사랑이 아니다


부부만큼 갈등이 많이 생기는 관계도 드물 것이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크기만큼 그에 반하는 것들에 대한 분노 역시 클 것이다.

사랑하는 만큼 미움도 클 것이고, 관심의 크기만큼 실망 역시 클 것이다.

이처럼 일상에서 사랑이 클 때는 아무리 큰 잘못도 쉽게 용서할 수 있지만,

사랑이 점차 삶에 무디어져갈수록 작은 잘못조차 왠지 이해보다는 무시당한 듯싶고 서운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부는 서로에게 칼집이 되어야 한다.

칼집은 칼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칼을 꽂아 넣어 두는 물건이다.

날카로운 칼로부터 남뿐만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삶이란 전쟁터에서 열심이 싸우다 돌아온 서로에게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하는 칼집과 같은 공간이어야 한다.

부부는 하나가 아닌 둘이다.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삶의 한 공간에서 행복을 가꿔가야 하는 운명공동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홀로 무엇을 하기보다는 서로 의논하여 함께 하는 것이 옳다.

함께 계획하고 함께 일하고 함께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날카로운 칼날보다는 그 칼날을 감싸는 칼집의 역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부부는,

서로가 서로의 삶과 인생을 지켜주는 보호자임과 동시에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의 자랑임과 동시에 흡집이며 상처며 아픔인 것이다.

아무리 잘해도 하나만 잘못하면 잘못이 되는 관계다.

싸운 후 기분 좋은 사람은 없다.

아무리 칼로 물 베기가 부부싸움일지언정 후유증이 남기 마련이다.

가능하면 애당초 싸우지 않아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싸울지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잃지 말아야 한다.

서로에 대한 자존심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예의가 바로 서로에 대한 칼집인 것이다.

서로에게 사과나 용서할 수 있는 사람도 부부다.

아무리 서로에게 잘하려고 해도 막상 나쁜 일이 닥치면 감정 상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다.

서로의 입장과 생각과 가치가 다른 사람이 비록 부부로 함께 살지만 항상 마음이 같을 수는 없다.

나는 기쁘고 행복하도 상대방에까지 그렇다고 믿기에는 분명 그렇지만은 않다.

감정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면 이런 오해는 늘 반복될 것이다.

때로는 그 소중함으로 때로는 사랑과 배려하는 마음이, 도리어 서로의 가슴에 더 큰 상처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매번 매 순간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배려함이 옳다.

나를 고집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부담주지 않아야 한다.

신혼에는 대부분 사랑 때문에 싸우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삶이 현실로 다가올 때는 주로 돈 때문에 싸운다.

서로를 지키고 보살피고 자식의 양육에는 정성도 필요하지만, 그 정성을 뒷받침할 경제적인 여건도 갖춰져야 한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대에는 관심어린 말과 더불어 작은 선물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부에게는 사랑과 관심이란 칼과 이해와 용서라는 칼집도 필요한 법이다.

관심이 없으면 사랑이 아니다.

지나친 관심은 도리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하기에 과한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알게 모르게 은근슬쩍 부담이 가지 않도록 공을 내세우거나 자랑해서도 안 된다.

상대방의 기분변화나 분위기에 맞는 센스 있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감싸고 지키려는 진솔한 마음의 표현이 바로 서로에게 칼집이 되는 지름길이 아니가 싶다. 


비단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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