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소설·도가니·광주인화학교 사건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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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소설 “도가니”는 2008년 1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종합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6개월 동안 연재되었으며, 조회 수 1,100만 회를 기록했다.

2009년 6월 책으로 출간됐다.

영화가 화제를 모으기 전까지 약 40만 부가 팔렸다는 소설은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8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소설은 광주광역시 청각장애 특수학교 광주인화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난 장애학생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다뤘다.

실제 사건에서는 2000년부터 2004년 까지 광주인화학교에서 8명 이상의 장애 학생들에게 성폭력이 상습적으로 자행되었다.

가해자는 학교 설립자의 아들인 교장과 행정실장 형제 그리고 다수의 교직원들.

2005년 6월 이 학교의 보육사가 지역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제보하여 외부에 알려진 뒤 경찰 수사가 진행되었고, 4명이 기소되어 재판에 회부되었으나 모두 가벼운 징역형과 집행유예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게다가 직위해제 되었던 가해자는 인화학교에 복직한 반면에 이 사건을 처음 외부에 알린 보육사는 해임되었으며, 대책위에 참여한 교사들도 파면 및 임용취소,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영화 <도가니>의 성공으로, 광주인화학교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분이 증폭되자 광주시교육청이 감사에 나서고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인화학교는 폐교되고 해당 법인의 설립 허가도 취소됐다.

22명의 재학생들은 인근 학교로 전학 보내는 등의 보호 조치가 마련됐다.

그리고 지난 2007년 한나라당과 종교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역시 2011년 12월 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개정 논의 15년여 만이다.


이렇듯 이미 잊어졌던 사건이 영화의 힘을 얻어 다시 한 번 거대한 여론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실질적인 법 개정까지 이루는 데까지 나아간 것이다.

이전에도 영화는 종종 사회 여론을 환기시켰다.

한국영화의 몇몇 사례만 보더라도, <그놈 목소리>(2007)는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극화했다.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그린 <아이들…>(2011)은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움직임을 불렀다. 1000만 관객을 모은 <실미도>(2003)는 북파공작원의 삶을 재조명하게 했다.


<국가대표>(2009)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은 비인기 종목인 스키점프와 핸드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공지영씨의 또 다른 소설을 영화화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은 사형제 폐지 여론을 조성했다.

관심들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진범을 잡은 영화, 법을 만든 영화는 없었다.


비단채

칼럼·단상·포토에세이·저널리스트 김진철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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