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물에서부터 탄생한다

김희선


생명, 말 그 자체로서도 신비감을 갖는다.

태어난다는 것은 어떤 생물의 존재에서도 마찬가지가 되겠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새로운 세상에 홀로 온다는 것이다. 그것도 물을 근원으로 하면서.

물은 고요함과 역동적인 힘, 절대로 거슬러 가지 않는 자연과의 친화, 장애물이 생기면 둘러가며 상대를 배려하는 여유, 목마른 생명에 대하여 삶의 단절을 막아주며, 갈라진 대지에 생명을 잉태하게 하지만 자신의 깊은 속은 결코 드러내지 않고 묵묵함을 지키는 무언의 힘을 가지고 있다.

모든 생명은 이 물에서부터 탄생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도 물에서부터 태어나 물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가진다.

물론, 물속 생물은 당연히 물이 있어야 함은 당연히 생각할 수 있다.

우리의 생명에 대해서는 살펴 본적이 있는가.

그래도 지구위에서는 사람이 아주 진화된 생물이고 지구를 지배하는 생명이다. 그런대도 엄마의 조그마한 태 속에서 아주 작은 물속에서 잉태되고 태어날 준비를 한다.

바다의 물에 비하여 엄마 뱃속의 물은 비교되지도 못할 정도로 적다.


사람이 바다 속에서 태어났다면, 그 많은 물속에서 태어났다면, 그 풍부한 물이 있어 그다지 욕심이라는 말은 생기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사람은 태어날 때 아주 조그마한 엄마의 바다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로 세상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배려보다는 자신이 갖고자하는 것이 많게 되고,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서야하기도 하고, 자신이 먼저여야하기 때문에 다른 것은 잘보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의 본마음을 많이 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채우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것을.


그러나  리가 태어나기 전까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던 물은 아주 고요했고 엄마의 마음이 전해져왔고, 엄마의 삶이 핏줄의 소리를 통하여 차곡차곡 채워져 가고 있었고, 때로는 엄마의 흐느낌이 눈물을 축적하게 했고, 따사한 엄마의 햇빛  몸에 다다랐을 때 앞으로 살아갈 용기를 형성케 하여 주었고, 엄마의 나에 대한 애틋함은 바깥 세상에 살 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용서하며 살 수 있기를 가르쳐 왔다. 



그리고 내가 이 세상에 와서 삶을 알 때쯤에는, 조각배처럼, 큰 바다의 횡포에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짓눌리며 해매이며 왔던가. 원래 바다는 조용하게 지내려고 생겨난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떤 형태의 파도를 만들어도 살아 있는 생명에게는 큰 위험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그마한 엄마의 바다 속에서 엄마에게 교육받은 대로 사는 것이 보다 푸근한 생명의 도리인 것 같다.

무엇인가 많다는 것은 풍요를 말하기보다는 위험을 가리키는 신호라는 것도, 무언가 모자란다는 것은 채워 넣을 여유가 있다는 것도 엄마의 심장 소리로부터 전해온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태어난 생명은 정말로 모질 게도 한 세상을 지탱해 나간다.

아스팔트위의 민들레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작고, 큰 파도가 덮쳐가도 또 몸을 추스르며 일어나는 것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생명의 힘일 것이다.

이에 비해 인간은 참 이기적인 구석이 너무도 많다.

지구위에서 유일하게 생명을 포기 할 수 있는 집단이 인간이다.

큰 파도가 밀려올 때는 엄마 바다에서의 교육받은 고요함을 생각하고, 터질 것 같은 심장으로 엄마를 불러보아야 한다. 엄마는 맥박을 통하여 절대로 이기적인 것을 교육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간이 얼어있는 심장과 붙어버린 머리로 순간적인 판단력을 이기적으로 움직이려는 것 일게다.

생명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받은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나 이기적으로 처리할 대상이 아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을 무소불위로 빼앗는 것을 생각해보면, 인간도 인간 위에 더 강한 집단이 생겨, 타의에 의하여 생명을 바치는 일이 일어나야 정신을 차릴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스쳐간다.

생명이란 있는 그 차체로서도 성스럽고, 고귀해야 하며, 힘을 바탕으로 빼앗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항상 빛날 수 있도록 우러러봐야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비단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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