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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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6년 만에 다시 헌재서 공방 격론



인공임신중절수술을 감행한 여성과 의사에게 형벌 부과는 헌법에 반하는가에 관한 격론이 헌법재판소에서 2012년 낙태죄 합헌 결정 뒤 6년 만에 불이 붙었습니다.

2018 5월 24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

논쟁 대상은 “임부가 낙태했을 때 1년 이하 징역 내지 2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하는 형법 269조1항”,“의사나 한의사·조산사 등이 임부 동의를 얻어 낙태했을 때 2년 이하 징역형을 규정한 같은 법 270조1항의 위헌 여부입니다.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과 태아의 생명권 인정 대목 등을 둘러싸고 청구인 측과 법무부 등 이해관계인이 팽팽한 공방을 주고받는 공개변론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청구인 측은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보다 뒷전일 수 없는, 헌법상 기본권이라 강조를 하였으며, 변호사는 “현행 낙태죄는 사실상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일방적으로 희생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임신 초기 등 모든 낙태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면서 모자보건법상 허용 예외를 뒀지만, 그 범위가 좁아 합법 낙태는 사실상 강요된 선택을 받는 여성에게만 국한된다고 지적을 하였습니다.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임부의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야기인데, 모자보건법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질환이 있을 때’,‘강간·성폭행을 당했을 경우’ 사유가 있으면서 ‘임신 24주 이내’일 때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청구인 측은 의존적 존재인 태아를 생명권 주체로 인정할 수 없기에 사람의 생명권과 달리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고, 따라서 임부 자신의 결정권과 건강권 등이 더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를 하였습니다.

반면, 법무부 등 이해관계인 측은 태아도 생명체로 보호 받아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해관계인 측은 “태아는 8주만 돼도 중요 장기가 형성되고, 16주가 되면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태아는 단지 심장소리로 살아있음을 증명할 따름”이라고 말했습니다.

낙태 허용 범위는 모자보건법 개정이라는 입법권자의 재량으로 조정될 수 있는 것이고, 낙태죄 자체를 쉽게 위헌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어 “낙태죄가 폐지된다면 태아 생명권에 아무런 보호조치가 없어져 또 다른 위헌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낙태죄의 실효성 여부를 두고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을 하였으며, 청구인 측은 낙태죄로 연간 10여건만 재판에 넘어가는, 사실상 낙태죄 사문화 현실을 지적을 하였습니다.

이해관계인 측은 “낙태 처벌이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박을 하였으며, “실효성이 없는데 현실에서 문제가 되느냐”는 취지의 재판관 질문이 나오기도 하였는데, 이에 청구인 측 변호사는 “그렇다 해도 안전한 낙태를 받을 기회가 차단돼 있다”며 “태아 성장 상태를 고려해 덜 위험한 시기에 안전한 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숙련의에게 수술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어 건강권 침해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습니다.



낙태죄의 현실적 괴리



여성가족부는 며칠전 헌법재판소에 “여성의 기본권 중 건강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현행 낙태죄 조항은 재검토돼야 한다”는 요지의 의견서를 제출을 하였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낙태죄 관련 의견서를 낸 것은 처음인데, 조국 민정수석은 지난해 청와대 청원 답변에서 처벌 강화 위주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언급하며 낙태죄 폐지 가능성을 열어 두었습니다.

보건복지부도 8년 만에 낙태 실태 조사에 착수를 하였습니다.

오는 2018년 7~8월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해 10월에 결과를 공개를 할 예정이며. 낙태죄 찬반은 해묵은 논쟁인데도 기본적인 실태 파악조차 부실합니다.

보건복지부는 2010년 조사에서 연간 낙태수술 건수를 16만 8000건으로 발표했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연간 109만 5000건으로 추정을 하였습니다.

현행 헌법은 모자보건법상 ‘강간에 의한 임신’이나 ‘혈족 또는 인척 간 임신’ 등 극히 예외적 사유가 인정될 때만 인공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합법적 중절도 남성의 동의가 필수이며, 2010년 기준으로 합법적인 시술은 6%에 불과하고, 낙태죄로 기소돼 재판받는 건수는 연간 10건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개변론 이후 3개월 이내 결론을 내리는 통상적 절차에 따라 9월 이전에 낙태죄의 위헌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며, 지금까지 낙태죄 논란은 ‘태아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이분법적 논쟁에 머물러 있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29개국은 태아의 생명권을 인정하면서도 사회·경제적 사유 등으로까지 낙태 허용 범위를 넓혀 균형을 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불법 시술로 인한 여성 건강권의 침해와 여성에게만 임신의 책임을 묻는 불합리한 처벌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 새로운 합의점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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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권·여성 자기결정권 절충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범죄로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등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24일 공개변론을 열면서 ‘낙태죄’ 존폐 여부가 결정적 분수령이 시작되고,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에서 상당수 헌법재판관들이 낙태에 대해 ‘제한적 찬성’ 입장을 밝힌 데다, 청와대도 공론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최근 들어 더욱 들끓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6년 10월 수백명이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검정 옷을 입고 모여 시위를 벌이며 확산되기 시작한 낙태죄 폐지 운동은 “여성은 기계가 아니다” “나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구호 속에서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진성 헌재소장은 지난해 11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기존의 ‘태아 대 여성’ 대립 구도를 떠나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조화시키는 방법이 있다”며 “미국 연방대법원이 했듯이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이수·유남석 재판관도 “임신 초기 단계에서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경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이번 헌재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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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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